현직 DJ가 말하는 `청담동 클럽`
90년대 중후반, 홍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놀이문화 공간인 `클럽`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이때부터 일군의 디제이들이 단순히 `판을 트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개성있는 음악적 표현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DJ 비제이(BEEJAY)는 소위 이들 `클럽 DJ 1세대`에 속한다.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클럽 헤븐(Heaven)에서 만난 비제이에게 `클럽 DJ 1세대 `라는 어감이 주는 노숙함은 찾기 어려웠다. 실제 나이를 묻자 "꼭 알아야겠냐"며 웃는다.
"단순히 음악을 듣고 음반을 사 모으는 걸 좋아하다 우연한 기회에 디제이가 됐다. 다른 사람의 곡을 틀어주고 단순히 기계적으로 믹싱을 하는 것이 지겨워져 곡을 쓰기 시작했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음악 뿐 아니라 비주얼 아트와 퍼포먼스, 콘셉트를 가진 파티를 기획하게 됐다."
해외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진행된 과정이 약 10년 만에 비제이를 비롯한 이들 클럽 1세대 디제이들에 의해 완성됐다. 비제이가 브레인 엑스(Brain-X)라는 이름으로 디제이 마인드 엑스(Mind-X), 비주얼 아티스트 엑스티비(X-TV)와 함께 결성한 셧 다 마우스(Shut da Mouse) 역시 이 같은 과정의 결과물 중 하나다. 또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역시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지난 10년이 결코 순탄했던 것만은 결코 아니다. 비제이는 "3~4년전 만 해도 클럽 DJ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게 나빴다. 클럽하면 마약과 퇴폐라는 단어들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오랫동안 쌓여온 편견들 때문에 나 역시도 `DJ`라는 이름 말고 다른 명칭을 만들어 사용해 볼까 고민도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지난해 `청담동 클럽`이라는 이름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유포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이는 일부 언론을 통해 클럽에 대한 편견과 청담동이라는 지역적 이미지까지 덧씌워져 `부유층 젊은이들의 퇴폐 향락 문화의 한 단면`으로 왜곡 보도되기도 했다. 여기에 `마약`과 `문란한 성생활`이라는 수식어가 어김없이 따라 붙었다.
비제이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런 이슈들이 불거지면 해당 클럽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거다. 연예인이 클럽에서 마약을 하다 걸렸다는 뉴스가 나오면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그 날부터 그 클럽은 인산인해다. 청담동 클럽사진이 화제가 됐을 때도 해당 클럽은 소위 대박이 났다. 이런 이중적인 도덕 잣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며 웃었다.
비제이는 "클럽은 무조건 깨끗하고 건강한 장소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성인들의 놀이공간이고 그 안에서 성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들과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단, 본인이 책임을 질 수 있는 행동까지 할 수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비제이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플로어(Floor)에서 멋있게 춤을 추기 위한 음악"이라고 정의한다. 하우스 비트에 베이스라인을 강조하고, 펑키한 리듬과 독특한 샘플링 같은 특징들이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멋있게 춤추기`다. `멋있게 춤추기`에 대해 묻자 `미친듯이 춤추기`와 `끈적하게 춤추기`의 중간 쯤이라며 웃는다.
"기본적으로 감상용 음악이 아니라 춤을 추기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갖고 만든 음악들인 만큼 가장 멋있게 춤을 출수 있는 그루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멋있게 춤을 추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빠르거나 지나치게 느리지 않아야 한다. 또 1시간 30분이라는 공연 시간에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실제로 디제이의 실력차이는 클럽에서 디제잉을 할 때 판가름이 난다. 전통적인 뮤지션들이 새로운 화성과 멜로디 비트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디제이는 이를 해체하고 재조합 시키는 작업과 여기에 더해 클럽 안의 관중 분위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디제이가 플레이 하는 것은 단순히 음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해 관중이다. 그 관중이란 불특정하고 항시 유동적이다. 뛰어난 디제이와 그렇지 못한 디제이의 차이는 관중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즉흥적으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그들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의 따라 결정된다."
실제로 현재 활동하는 디제이 중 여전히 만들어진, 혹은 작업을 모두 마친 음악을 `틀어주기만` 하는 디제이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들에게는 `관객을 연주`하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 해외의 권위있는 디제이 콘테스트의 경우 음악적 구성 1/3, 현장 관객반응 1/3, 인터넷 투표 1/3 정도로 심사기준이 정해져 있다.
끝으로 비제이는 국내 디제이 신에 대해 "아직 우리만의 고유한 장르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국내 디제이들과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의 수준은 해외 아티스트들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음악 흐름 속에서 하나의 장르를 만드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에 `시카고 하우스`, 일본에 `시부야케이` 같은 장르적 타이틀이 유효한 음악적인 개성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이는 지난 10년간 국내 디제이 신을 이끌어온 비제이의 향후 10년 목표기도 하다.
[클럽 헤븐 CLUB HEAVEN] `최대 최다 최고`
클럽 헤븐은 단연 국내 최대 스케일을 자랑한다. 복층구조로 약 1000평에 달하는 공간에 최고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과 조명장비 대형 라이브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LED 스크린 등 규모와 퀄리티 면에서 단연 최고를 자부한다. 또 360도 회전하는 메인스테이지, 음악과 함께 바닥이 진동하는 무빙플로어 등 다른 클럽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시설도 눈에 띈다.
하지만 하루 2000여명, 월 평균 2만명의 클러버들이 헤븐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시설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디제이 비제이를 비롯한 국내 최고 수준의 디제이들과 다이시댄스 등 일본 톱클래스 디제이들이 포진돼 클럽의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헤븐이 연일 성황을 이루는 가장 큰 이유다.
또 헤븐은 새벽 4시부터 영업종료 시간까지 2층 VIP라운지를 오픈한다. 이 시간 부터는 주로 강한 일렉트로닉 음악과 싸이트랜스(PSY-TRANCE) 장르의 음악을 통해 클러버에게 보다 `격렬한` 공간을 제공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클럽 헤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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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도 하늘과 땅
세상이 하늘과 땅.
똑같지 머.